언론보도

2017. 6. 14 환경과조경 - 박명권 대표 "조경은 자연과 인간의 줄다리기"

작성일 17-06-15 12:50

박명권 대표 "조경은 자연과 인간의 줄다리기
"환경조경나눔연구원·서울시, ‘세계 30대 조경가, 박명권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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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서울시청 신청사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대담을 진행 중인 안승홍 교수(좌)와 박명권 대표(우)
 
[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박명권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대표가 도시를 조성할 때 자연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조경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환경조경나눔연구원과 서울시 푸른도시국은 지난 13일 서울시청 신청사 3층 대회의실에서 ‘세계 30대 조경가, 박명권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4월 4일부터 오는 7월 4일까지 진행하는 ‘2017 제1차 시민조경아카데미’ 교육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토크콘서트에서는 박명권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대표가 ‘조경설계가의 시선’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안승홍 한경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작품 활동과 배경, 설계 진행·감리 중 있었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한 대담이 진행됐다.

이날 박명권 대표는 지난 25년 동안 조경가로 살아오면서 고민을 거듭해 온 일곱 가지 주제와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했다.

박명권 대표가 선정한 일곱 가지 주제는 ▲‘조경은 자연의 편인가 자연에 대치하는가?’ ▲‘조경은 과학인가 예술인가?’ ▲‘조경은 단지 건축 또는 도시의 조연인가? 새로운 주인공인가?’ ▲‘조경은 디자인인가 문화인가?’ ▲‘조경은 공간을 창조하는 것인가? 시간을 창조하는 것인가?’ ▲‘우리는 공간을 채우는 디자인을 해야 하는가? 비우는 디자인을 해야 하는 것인가?’ ▲‘한국적 조경은 무엇이며 동시대 조경사에서의 위치는 어디인가?’ 하는 것이다. 그는 이 주제들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경력을 쌓아가면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명권 대표는 “조경은 자연과 인간의 사이에서 어떤 접점을 찾아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자연과 인간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것이다. 자연이 아무리 좋더라도 도시에서 인간에게 해악이 되는 자연은 우리에게 의미가 없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조경의 전통적인 반도시적 가치지향에서 벗어나 도시 속에서 그 정체성을 찾아야 하며, 조경과 건축과 도시가 혼합된 새로운 영역에서 조경가가 영역 간의 네트워크를 조절하는 지휘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축과 토목, 도시계획에 의해 자연의 시스템이 무너지기 전에 조경이 먼저 광역 차원에서 자연 시스템을 구축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용산공원과 같은 대형공원을 조성할 때는 학제적 경계를 넘어 주민과 협의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을 통해 오랜 시간 숙고의 노력이 필요하고, 공원이 시설이 아닌 유기체로서 도시에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박 대표의 생각이다.

이외에도 조경을 함에 있어서 ▲주민들 스스로 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베이스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출 것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시간의 변화를 느낄 수 있게 할 것 ▲시민이 주인이 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비움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을 권했다.

더불어 박 대표는 한국적 조경설계를 위한 방향을 대상의 외형을 넘어서 내적인 본질을 그려낸 겸재 정선의 그림에서 찾고 있다고 설명했는데, 한국적인 조경에 대한 고민은 작가와의 대담에서도 이어졌다.

대담은 ▲아파트조경: 회고와 전망 ▲전통조경의 현대적 적용 ▲최근에 조성된 대형공원, 배곧신도시라는 세 가지 세부주제로 진행됐다.

대담에서 박 대표는 “전통조경과 한국적인 조경은 맥락이 다르다. 과거에는 한옥에서 살았으니 그에 맞는 스타일로 조경을 한 것이다. 현 시점에서 가장 한국적인 것은 무엇인지 찾아내야 한다”며 한국이 가진 IT 강국 이미지와 아파트 거주율이 60% 이상인 한국의 상황을 통해 한국적인 조경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현시대 한국은 IT 강국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조경설계에 첨단이 들어가면 심사위원들은 서구적인 것이라 오해한다. 또한 아파트단지 주거비율이 높은 우리나라의 아파트조경이야말로 가장 한국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며 “한국적인 조경이란 그 시대 가장 많은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이 한국적이어야 한다. 동시대 한국의 외부공간에서 가장 유효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데서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질의응답시간에 다른 나라는 지역별로 조경적 특색이 있는 것으로 느껴지는데, 한국은 어느 지역을 가도 똑같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우리나라는 마을단위, 지역단위 개념이 아니라 아파트 브랜드 개념으로 지역 이름이 정해진다. 지역 특성이 아닌 대기업 브랜드를 강화하면서 기업별로 특색 있는 아이템을 단지별로 넣도록 했다. 아파트조경을 상품으로 보는 시선이 있기 때문인데, 아파트에서도 지역 특색이나 역사·문화적인 부분을 잘 살려야 할 것이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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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을 진행 중인 안승홍 교수(좌)와 박명권 대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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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권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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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홍 한경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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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서울시청 신청사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는 시민조경아카데미 수강생 등 약 100여 명의 사람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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